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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사람, 나무문화재···김해 ‘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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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사람, 나무문화재···김해 ‘나무 이야기’

 

【김해=뉴시스】 신동립 기자 = 특별전 ‘나무 이야기’가 27일 국립김해박물관 숲, 구지봉, 열린전시실에서 개막한다. 국립김해박물관 숲과 구지봉에서 자라는 58종에 담긴 나무 이름의 유래, 역사와 설화, 문학과 예술을 정리한 팻말 100여개를 산책로 주변에 설치했다. 나무와 숲의 지난 1년 간 변화를 찍은 사진전도 연다. 여기에 목제품 30여점이 더해진다.
 
사진전은 ‘숲으로 들어가다’로 출발한다. 숲과 인류의 관계, 문명 성찰이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나무를 만나다’는 나무와 풀을 구분하면서 시작된다. 나무의 쓰임새와 상징성 등 다양한 측면을 제시한다. ‘꽃을 피우다’는 나무의 생명현상이 자연 지식은 물론 영감도 일으키고 있음을 짚는다. ‘솔, 으뜸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다는 의미에서 이름도 ‘으뜸’을 뜻하는 소나무와 함께한 역사를 살핀다. ‘열매를 맺다’는 생명의 근본인 씨앗을 감싸는 열매가 숲속 동물과 사람에게 소중한 먹을거리였고 상징적 의미도 다양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 곁의 나무들’은 저마다 사연을 품은 주변의 나무들을 관찰하라고 권한다. ‘나누고 받다’는 나무가 숲속 생명체와 혜택을 주고받으며 공존하는 생태계를 일구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나무에게서 배우다’로 마무리된다. 숲에서 나무와 나눈 대화를 정리하면서 자연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생각한다.


【김해=뉴시스】 북, 창녕 화왕산성 연지, 높이 51.2㎝


나무를 인간은 어떻게 사용했고, 폐기된 나무가 어떤 과정을 거쳐 문화재로 돌아오는지도 알 수 있다.소나무와 참나무 등 주요 ‘나무의 이용’을 비롯해 ‘나무의 가공’, ‘발굴과 보존처리’, ‘수종분석’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나무문화재는 김해, 창원, 창녕, 함안 등지의 유적에서 최근 출토한 것들이다.


【김해=뉴시스】 나무로 만든 인형, 창녕 화왕산성 연지, 높이 49.1㎝

 
썰매(雪馬)는 참나무로 만든 대형 목재운반용 기구다. 유적에서 함께 나온 나무말뚝은 삼국시대 창원 신방리 일대의 제방공사 모습을 전한다. 통북은 느릅나무의 속을 파서 만들었다. ‘삼국사기’에 신라 악기로 소개된 대고(大鼓) 관련 기록을 뒷받침하는 자료다. 삼국~통일신라의 나무못, 짚신골, 실패, 머리빗 등 생활용구도 나온다. 인형목간(人形木簡)은 창녕 화왕산성의 연못에서 건졌다. 소나무를 사람형상으로 깎고 먹으로 인체를 표현했다. 앞뒤에 ‘진족(眞族)’, ‘용왕(龍王)’이라고 썼다. 창녕의 지역 수장급 씨족이 나무인형을 희생으로 삼아 기우제를 지낸 증거다. 진족은 도교 혹은 불교를 상징하기도 한다.  나무 조각에 한자를 조합해 알 수 없는 내용을 그려 넣은 나무 부적은 나무 뚜껑이 달린 작은 토기 단지 안에 담긴 채 발굴됐다. 통일신라 때 창녕 화왕산성의 연못에서 벌인 액을 막는 도교적 주술을 유추할 수 있다.성산산성에서는 신라 목간 200여점이 발견됐다. 전시에 출품된 목간은 물품을 운송할 때 단 꼬리표다. 낙동강 상류의 안동, 영주, 의성에서 하류의 함안으로 전달된 피(稗) 따위의 곡물 유통 자료다.

【김해=뉴시스】 단지 속에 봉인된 나무 부적, 창녕 화왕산성 연지, 길이 5~6.4㎝

 
‘나무와 사람, 나무문화재’를 주목하는 특별전은 9월24일까지 계속된다.


김해=뉴시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느릅나무, 자귀나무, 호랑가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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