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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日) 대표사찰 동대사(東大寺) 화엄경서 신라시대 불경(佛經) 표기방식 발견

작성자
노무현
작성일
2012.02.02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492
내용
조선일보 허윤희 기자 ostinato@chosun.com 기자의 기사입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사찰인 나라(奈良) 동대사(東大寺)와 왕실의 유물 창고인 정창원(正倉院)에 보관된 화엄경(華嚴經)에서 신라시대의 각필가점(角筆加點)이 확인됐다. 각필가점은 대나무나 상아로 만든 끝이 뾰족한 필기구인 각필로 한자 옆에 발음이나 해석을 눌러 적은 것이다. 나라마다 쓰임새가 다른 각필은 눌린 흔적만 있을 뿐 색깔이 없어 잘 발견되지 않았다.

각필 연구의 권위자인 고바야시 요시노리(小林芳規·80) 일본 히로시마대학 명예교수는 10일 "8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이들 화엄경에서 신라 불경에서 쓰인 주격 조사 '이(伊·イ)'가 여러 차례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9세기 이전 일본어는 주격이나 목적격 조사 없이 읽기 때문에 이는 이들 불경이 신라에서 만들어져 건너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다. 화엄경에는 또 속격(屬格·~의)을 나타내는 '叱'[향가의 'ㅅ'(사이시옷)]도 들어 있었다.

고바야시 교수는 이런 주장을 담은 '일본경전 훈독(訓讀)의 일원류(一源流)-조사 イ를 근거로'라는 논문을 이날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구결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고바야시 교수는 "8세기 이전부터 한문을 읽은 일본이 9세기 초에 와서야 훈점을 기입하기 시작한 것은 8세기 후반 신라 화엄종을 수용하면서 훈점도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신라에서 유학했던 승려 심상이 당시 동대사에서 화엄경을 강의했다는 기록에 비춰볼 때 신라 화엄종의 한문 독법과 문자 표기 방법이 자연스럽게 전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고대문화의 집결지인 동대사와 정창원에서 신라 각필가점이 확인됨으로써 '일본 가나 문자의 원류는 고대 한국의 구결(口訣)'이라는 고바야시 교수의 주장도 힘을 더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한국의 신라·고려시대 불경에서 각필가점을 처음 발견했던 고바야시 교수는 "고대 문물이 한반도에서 일본에 전래된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구결이 일본의 가나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2년에는 일본 오타니대학이 소장한 7세기 말 원효대사의 저술 '판비양론(判比量論)'에서도 신라 각필가점이 다수 발견됨으로써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고바야시 교수는 "두곳의 화엄경에서는 수많은 각필이 발견됐다"며 "한·일 공동 연구팀을 만들어 샅샅이 조사한 후 보통 사람도 쉽게 각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화엄경 새 판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입력 : 2009.02.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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