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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년전 타임캡슐 고려시대 죽간 발굴 (연합뉴스 2009.11.4)

작성자
노무현
작성일
20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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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418
내용
800년 전 고려 수도 개성에 살던 권력자가 지금의 호남지방에서 누구에게, 어떤 물품을 언제, 어떻게, 그리고 얼마만큼 조달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획기적인 자료가 당시 서해상에서 침몰한 고려선박의 관련 유물을 인양함으로써 드러났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올해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 대한 수중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침몰한 고려시대 선체를 발견하고 이에 적재된 여러 종류의 곡물, 도자기, 죽제품 등 1천400여 점에 이르는 유물을 인양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선박의 선적과 출항일자, 발신지(자), 수신자, 그리고 화물의 종류와 수량 등을 기록한 목간(木簡)과 죽간(竹簡) 64점을 수습했다. 이 중 대나무에 글을 적은 고려시대 죽간은 처음 발견됐다.
연구소는 이들 인양 유물과 목간ㆍ죽간 내용을 종합할 때, 현재 인양 중인 침몰선박은 1207년 겨울 이후 1208년 초에 걸쳐 해남ㆍ나주ㆍ장흥 일대에서 곡물류와 젓갈류, 도자기 등을 모아 적재한 후, 개경에 있는 관직자에게 올려 보내고자 항해하던 중 지금의 마도 인근 해양에서 좌초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목간과 죽간에는 정묘(丁卯) 10월 및 12월28일, 무진(戊辰) 정월 및 2월19일 등의 간지와 날짜가 확인됐다.

연구소는 "이들은 화물의 선적 일자로 보이며, 따라서 선박은 무진년 2월19일 이후 출항한 셈이 된다"면서 "화물의 발신지는 죽산현(竹山縣.해남), 회진현(會津縣.나주), 수령현(遂寧縣.장흥) 등지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개경으로 물품을 올려보낸 발신자는 지방 향리인 '장(長)'과 같은 직위라든가, '송춘(宋椿)'과 같이 이름을 구체적으로 적은 것도 발견됐다.

이들이 보낸 물품을 받을 수신자 명단에서는 '대장군(大將軍)'이라든가 '별장(別將)', '교위(校尉)', '봉어동정(奉御同正)과 같은 관직과 함께 '김순영'(金純永), '권극평(權克平)', '윤방준(尹邦俊)', '송수오(宋壽梧)'처럼 이름이 구체적으로 등장한다고 연구소는 말했다.

나아가 이들 목간ㆍ죽간에는 지방에서 개경으로 보낸 각종 화물(貨物) 이름도 확인됐다.

벼(租, 白米), 조(粟), 메밀(木麥), 콩(太), 메주(末醬)와 같은 곡물류를 비롯해 고등어(古道), 게(解) 등의 젓갈류가 확인됐으며, 이 외에도 기장과 피, 생선뼈, 멸치젓, 대나무 반, 그리고 석탄과 같은 화물도 포함됐다.

더불어 이들 각 화물에는 '石(섬)', '斗(말)', '缸(항아리)'과 같이 정확한 수량을 아울러 표시했으며, 수량은 대체로 갖은자(예컨대 壹ㆍ貳ㆍ參ㆍ肆ㆍ伍ㆍ拾ㆍ卄)로 표시함으로써 정확성을 꾀한 것으로 드러났다.

죽간 중에서는 '대장군 김순영택 상 전출 조 일석'(大將軍金純永宅上田出租壹石. 대장군 김순영 댁에 전출 벼 1섬을 올린다)이라는 묵서가 적힌 유물이 주목된다.

김순영은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에 따르면 1199년 장군으로 승진했으며, 1242년 제작된 김중구묘지명(金仲龜墓誌銘)에서도 신종(神宗. 재위 1198~1203) 시대에 '장군'(將軍)을 지낸 사실이 확인된다. 나아가 이번 죽간 자료를 볼 때, 김순영은 당시 집권자인 최충헌 밑에서 1199년 이후 대장군으로 승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김순영의 행적을 고려할 때 죽간이나 목간에 보이는 정묘, 혹은 무진년은 각각 1207년과 1208년에 해당하며, 따라서 "이번 '마도 1호선'은 1208년 출항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인양한 고려청자 중에는 보물급으로 평가되는 청자 상감 표주박 모양 주전자가 포함됐다. 이 청자는 승반(承盤.받침접시) 및 2개의 투각받침대와 한묶음으로 발견됐다.
'마도1호선'은 길이 10.8m, 중앙 폭 3.7m 규모이며 남동~북서 방향으로 갯벌에 묻혀 있다.

돛대 구멍은 2개가 있으며, 그동안의 수중 발굴 선박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선체구조물도 확인된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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