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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당 신라인 김씨부인 묘지명 공개 (연합뉴스 2010.1.18)

작성자
노무현
작성일
20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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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64
내용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본국 신라를 떠나 중국 당나라에 정착한 재당(在唐) 신라인의 묘지명(墓誌銘)이 공개됐다.

한국고대사 전공인 경북대 이영호 교수는 최근 발간된 신라사학회 기관지인 '신라사학보' 17집에 기고한 '재당 신라인 김씨 묘지명 검토'라는 논문을 통해 당나라 때 수도인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 소재 저명한 고대 금석문 박물관인 시안비림박물관(西安碑林博物館)에 소장된 재당 신라여성 청하현군(淸河縣君) 김씨의 생애를 기록한 묘지명을 공개했다.

이 교수에 의하면, 비림박물관이 근자에 입수한 이 묘지명은 '대당고김씨묘지지명'(大唐故金氏墓誌之銘)이라는 글자를 전서체(篆書體)로 적은 덮개돌인 개석(蓋石)과 고인의 행적을 기록한 묘지명 본문인 묘지석(墓誌石)을 모두 갖추었다.

덮개돌은 높이와 너비 모두 각 40㎝로 정사각형이며, 묘지석(높이 39㎝, 너비 38.5㎝)에는 가로 20행, 각행 20자씩 들어갈 구획을 치고 해서체(楷書體)로 모두 354글자를 새겼다.

묘지석은 앞머리에 '당 고 청하군 김씨 묘지명 병서'(唐故淸河縣君金氏墓誌幷序)라는 제목을 적은 다음, 묘지명을 쓴 사람과 고인의 가계(家系), 고인에 대한 예찬, 그의 죽음과 이장, 고인에 대한 애도, 명문(銘文.묘지명을 총괄한 운문), 묘지명 작성 일자를 기록했다.

이에 의하면 묘지명은 고인의 남편으로서, 조의대부(朝議大夫)이면서 예전에는 행리대리정(行大理正)이란 벼슬을 역임한 이씨(李氏)가 부인이 죽은 지 8년 뒤인 건중(建中) 원년(780) 5월28일에 부인의 유해를 다른 곳에서 이씨의 선영(先塋)으로 이장하면서 썼다.

묘지명은 그 주인공인 김씨가 "청하(淸河) 사람으로, 선조는 삼한(三韓)의 귀윤(貴胤. 귀한 자손)이며 아버지는 태복경(太僕卿)으로 역임하고 연주도독에 추증됐다"고 하면서, 이런 선조를 둔 부인이 "대리정(大理正) 벼슬에 있는 농서 출신 이씨에게 시집와 아들과 딸 각 한 명을 두었으며 대를 이을 아들은 홍문관 진사(弘文館進士)를 역임했다"고 말하고 있다.

나아가 묘지명은 부인 김씨가 광덕(廣德) 2년(764)에는 남편의 작위에 따라 청하현군(淸河縣郡)에 봉해졌다가 대력(大曆) 7년(772)에 장안(長安)에서 병을 얻어 그 해 4월21일 경조부(京兆府) 만년현(萬年縣) 상락리(常樂里)라는 곳에서 죽어 같은 현 홍고향(洪固鄕)이란 곳에 임시로 묻혔다가 건중 원년(780) 5월21일에 "우리 이씨 선조의 무덤 곁으로 이장했다"고 덧붙였다.

남편은 이 묘지명에서 죽은 부인이 "뜻과 성품이 온화하고, 말하는 바는 모범이 될 만했"으며 "행동할 때에는 반드시 예에 부합하고 가만히 있을 때에도 의표(儀表)를 갖추었다"고 칭송했다.

이영호 교수는 주인공이 여자일 때, 성만 드러내고 이름은 밝히지 않는 것은 당대 다른 묘지명에도 흔히 보이기는 하지만, 그 선조를 삼한, 즉, 신라사람으로 태복경을 역임했다는 사실만 밝히고, 더구나 묘지명을 쓴 남편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점에서 특이한 사례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김씨 부인의 부친으로 태복경을 역임했으며 죽은 뒤에는 지금의 산둥 지방을 다스린 지방관인 연주도독에 추증된 신라인은 삼국사기 등지에 여러 번 이름을 드러내는 김사란(金思蘭)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김사란은 본래 신라 왕족으로서 당에 사신으로 갔다가 그곳에 머물게 되었다가 신라 성덕왕 32년(733) 7월에는 발해가 등주(登州)를 침략할 때는 태복원외경(太僕員外卿)으로 본국 신라에 사신으로 파견되어 신라의 발해정벌군을 징발하는 일을 했다.

이 교수는 "재당 신라인 묘지는 이전까지 2점밖에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당에 귀화한 신라인과 그 후손이 당의 사회에서 살아간 일단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묘지명은 자못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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